12월 결산 상장제약, 경상․순이익 200% 증가 2002. 3. 7
의약분업이후 국내 제약업체간의 극심한 실적차별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익구조 및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결산 거래소(21사) 및 코스닥(6사) 등록업체 26개 제약사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은 전년대비 14.60% 증가해 예년의 수준을 유지했으나 이익면에서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거래소 제약사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대비 15.30% 증가한 2조7천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61.40% 늘어났다. 특히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도에 비해 각각 207.42%, 194.38% 증가했다.
이는 제약사들이 부채비율을 낮추는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이자 등 금융비용의 감소가 주요인으로 분석했다. 또한 신제품 및 처방약 매출이 늘어나면서 오리지널약을 보유한 제약업체의 실적은 크게 호전됐다.
지난해 1천억 이상의 매출을 올린 업체는 동아제약 4,959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이어 종근당 2,612억원, 유한양행 2,589억원, 중외제약 2,416억원, 한미약품 1847억원, 한독약품 1712억원, 제일약품 1354억원, 보령제약 1173억원, 신풍제약 110213억원 등 9개업체에 불과했다.
이밖에 현대약품과 광동제약이 9백억원대의 매출을 기록, 1천억원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매출액 증가율은 삼진제약과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동신제약이 약 30%의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며 한올제약, 신풍제약, 일성신약, 한미약품 등이 20%대의 고성장을 보였다.
반면 종근당은 지난해 기업분할로 매출과 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이익면에서는 영업이익은 제약사들이 전통적인 내수중심으로 판매관리비 비중이 높아 61%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제일약품과 보령제약이 50% 이상의 고성장을 보인 반면 동성제약은 유가증권처분이익 감소, 신제품 출시에 의한 제조원가 증가, 광고선전비 증가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대폭 감소했다.
특히 동아제약은 경상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114%, 127% 등 2배 이상 증가했다.
워크아웃 중인 신풍제약은 순이익과 경상이익이 각각 507%, 166% 증가했으며 영진약품은 매출은 줄었으나 이익은 흑자로 전환돼 화의종결이 임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닥 등록 제약사의 경우는 매출액이 전년대비 14.21% 증가했으며 영업, 경상, 순이익은 각각 3.28%, 10.87%, 9.29% 증가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거래소 제약사와 비슷했으나 이익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실적 차별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안국약품과 진양제약의 성장이 가장 두드러졌다. 양사는 각각 매출액이 증가율이 약30%로 비슷했으나 이익면에서는 안국약품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 제약업체의 실적증가세는 의약분업 실시로 인해 중소제약사의 점유율이 제품력이 우수한 업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상위 제약사의 경우 의약분업이 정착되면서 의약분업 초기보다 외형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지만 분업전보다 시장점유율이 확대된 상태가 고착화되기 때문에 수익구조 및 재무구조 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실적 차별화 현상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위주로 처방이 집중되면서 제품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업체가 큰 폭의 실적 호전세를 보이고 있으며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매출증가는 매출채권회전율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에 따른 현금유입의 증가는 차입금 축소로 이어져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는 등 선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반면, 제품력이 약하고 단순 카피제품 위주의 중소업체들은 시장입지가 위축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정부의 보험재정 안정화 정책에 따라 제약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면 제약사간 빈익빈부익부 현상만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9월 결산법인인 수도약품, 삼아약품, 신동방메딕스의 1/4분기 매출은 0.88% 감소한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렀다. 반면 경상이익과 순익은 각각 77%, 118% 이상 증가해 안정성 위주의 경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재구 기자
약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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